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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 수 없는 고통 속에서 하나의 위안을 얻기 위해.”

제3회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 수상작

제3회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 수상작 『영원의 밤』(정은수 작가의 『다른 남자』와 공동 수상)이 출간되었다. 『영원의 밤』은 어느 예술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사건의 진상을 파헤쳐가는 이야기로 미스터리 대상 심사에서 흡입력이 있는 구성과 안정감 있는 캐릭터를 바탕으로 한 몰입도 높은 스토리텔링을 높게 평가받았다.

예술고등학교 발레 교사인 은지는 어느 날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해 병원 신세를 지게 된다. 동생의 사고 소식에 서둘러 귀국한 은호는 올해 초, 비슷한 사고로 목숨을 잃은 교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잔뜩 겁을 먹은 은지는 지젤이 자신을 죽이려고 한다는 둥 영문 모를 소리만 할 뿐이다. 은호는 사고의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학생들의 열정적인 모습을 취재한다는 명목으로 학교에 잠입한다. 하지만 그가 그곳에서 만난 것은 기대한 것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어둠이었다.

지젤의 이야기에서 학생들의 이야기로

순진한 시골 아가씨 지젤은 평범한 청년으로 가장한 귀족 알브레히트와 사랑에 빠진다. 지젤을 짝사랑하던 마을 청년 힐라리온이 알브레히트의 신분을 폭로하고, 알브레히트가 실은 귀족 여성과 약혼한 사이라는 사실까지 알게 된 지젤은 절망에 빠져 죽음에 이른다. 그리고 결혼하지 않은 채 죽은 처녀의 영혼 ‘윌리’ 가 된다. 지젤의 무덤을 찾아온 알브레히트는 윌리들에게 사로잡히고, 윌리들의 여왕 미르타는 지젤에게 알브레히트를 유혹하여 그를 죽음으로 끌어들이라 명하지만, 지젤은 사랑하는 알브레히트를 지켜준다.

고전 낭만주의 발레의 대표 명사인 <지젤>은 죽음조차 뛰어넘는 숭고한 사랑을 다룬다. 그런데 이 결말이 어쩐지 불만스럽다. 배신당한 당사자는 지젤인데 왜 용서와 화해까지 떠안아야 하는가? 사랑이라는 미명하에 지젤에게 부당한 숭고함을 강요하는 결말은 아닐까? 『영원의 밤』은 이 질문에서 출발하여, <지젤> 전막 공연을 준비중인 어느 예술고등학교 무용과를 들여다본다.

발레 담당 교사 중 한 명이 얼마 전 기이한 사고로 죽고, 이런 유서를 남긴다 . “죽을 때까지 춤을 추어라. 영원의 밤을 걸어야 할 것이다.” 또 한 명의 교사 조은지는 비슷한 사고를 당했다가 가까스로 목숨을 건지지만, 정신이 대단히 불안정한 상태로 “지젤이 날 죽인댔어”라는 말을 되풀이한다. 조은지의 오빠인 기자 조은호는 대체 이 학교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취재를 시작한다. <지젤>을 연습하던 학생들이 차례로 은호의 앞에 앉아 선생들의 사고에 대해, 그리고 알려지지 않은 소녀들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준다.

수많은 소녀들의 증언이 차곡차곡 쌓여갈수록, 처음엔 평범한 십 대의 수다처럼 보이던 이야기들이 점차 서로를 부정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각도의 정보를 제공하는 거대한 미로로 바뀌어간다. 위험한 덫에 빠진 어린 셰에라자드들의 목소리는 유혹적지만 어딘지 필사적이다. 아름답고 가혹한 신체적 수련인 발레만큼이나, 이 소녀들의 내면 역시 그렇다. 또한 이 소녀들이 견뎌야 하는 세계 역시 그렇다.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장르소설 전문 임프린트 엘릭시르는 그간 다양한 번역서와 함께 국내 미스터리 작품과 작가 발굴에 애써왔는데, 《미스테리아》라는 미스터리 전문 잡지를 창간하여 미스터리 장르의 저변 확대를 위한 굳건한 발판을 다진 바 있다. 여기에 더해 매년 공모전을 열어 그것을 구체화시켰다.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은 기성 및 신인 작가를 막론하고 다른 지면에 발표된 적 없는 작품을 대상으로 본격 추리, 일상 미스터리, 서스펜스, 스릴러, 하드보일드, 첩보 등 다양한 미스터리 장르의 장편소설 및 단편소설, 비평까지 아울러 공모를 받고 있으며 올해도 공모중이다.

차례


PROLOGUE : GISEL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