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수상: 박하루, 『순결한 탐정 김재건과 춤추는 꼭두각시』 단편 부문: 김지우, 「시앗」 비평 부문: 없음

원고를 온라인이 아닌 우편과 택배로만 받았기에 많은 수가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꽤나 다양한 작품들이 들어왔습니다. ‘넓은 범위의 미스터리’라고 공고하기는 했지만 다행히 미스터리 장르를 완전히 벗어난 작품들은 거의 없었고, 최근의 흐름을 반영한 듯한 가정 스릴러와 사회파 미스터리부터 국내서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본격 미스터리, 모험물, SF 미스터리까지 심사를 즐겁게 만드는 작품이 많았습니다. SF, 판타지, 로맨스 같은 대부분의 다른 장르들은 아마추어부터 프로까지 나름의 작가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지만 미스터리 장르만은 여전히 걸음마를 떼는 단계라 공모전을 진행하면서도 우려가 있었지만 잠재력은 다른 장르 못지 않다고, 아니 오히려 훨씬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대상은 박하루의 『순결한 탐정 김재건과 춤추는 꼭두각시』에게 돌아갔습니다. 본선에 오른 다른 작품과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경쟁 다툼을 벌였지만, 미스터리라는 장르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1회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에 가장 잘 어울린다고 평가했습니다. 판타지적인 요소가 결합된 작품이지만 세계관 안에서의 규칙을 명확하게 규정함으로써 미스터리가 갖고 있는 논리성을 해치지 않도록 장치한 점, 작가가 구축한 세계관에 잘 맞게 구성한 캐릭터, 그리고 각 요소들이 하나로 어우러질 수 있게 풀어낸 스토리가 돋보였습니다.

대상작과 함께 본선에 오른 작품은 세 편이 더 있습니다. 각각의 개성이 워낙 뚜렷하여 대상 결정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황세환의 『황금벌레』는 곧바로 출간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의 미스터리 모험물입니다. 꽤 공을 들였을 자료 조사와 더불어 안정적인 문장력이 작품을 탄탄하게 받치고 있습니다. 작가로서의 많은 경험이 묻어난 작품입니다. 배준의 『갈채』는 『황금벌레』와 함께 이번 공모전의 폭풍의 핵이었습니다. 장르도 스타일도 작가 경험치도 전혀 다릅니다. 『황금벌레』가 플롯과 설정, 글쓰기에서 완성도 높은 모습을 보여줬다면 『갈채』는 첫 작품답게 거칠지만 강렬합니다. 아이디어와 설정은 헐겁지만 그것을 상쇄하고도 남을 몰입감이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논쟁을 불러일으킨 작품입니다. 장현우의 『실종』은 사회파 미스터리는 이렇게 쓰는 것이다,라고 선언하는 듯한 작품이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하게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힘이 훌륭합니다.

단편 부문은 김지우의 「시앗」으로 결정했습니다. 반전은 다소 평범했지만 가정 스릴러가 가지고 있는 긴장감을 스토리 안에서 잘 소화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비평 부문은 아쉽게도 당선작이 없습니다. 응모작이 (거의) 없었는데, 아마도 미스터리 비평이 아직은 활성화되지 않았다는 말이겠죠. 다음 회부터는 좀더 많은 글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모든 미스터리 작가 여러분, 건필하십시오. 내년에 뵙겠습니다!